흑룡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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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룡의 해 (?) 아직 설날은 오지도 않았건만 , 임진년이 밝았네 하면서 검은 용들이 여기 저기에서 또아리를 튼다 . 임진년이라 흑룡의 기운을 받아 어쩌구 저쩌구 … <복은 개뿔...> 누가 쏘아준 검은 용인 줄은 모르겠지만 , 그걸 쏜 놈들은 대개 얄팍한 장사치들이겠지 . 어렸을 때는 그냥 쥐의 해니 , 토끼띠니 하던 것들인데 , 어느 순간부터 백마니 , 황금 돼지니 이 지랄들 … 십간이 의미하는 바가 “ 갑을 ” 은 푸른색이요 동쪽을 , “ 병정 ” 은 붉은색이고 남쪽을 , “ 무기 ” 는 황색으로 중앙의 방위를 , “ 경신 ” 은 흰색으로 서쪽을 “ 임계 ” 는 검은색으로 북쪽을 각각 뜻하니 , 임진은 검은색 + 용이어서 흑룡이라고 하나보다 . 뭐 틀린 말은 아니다만 . 문제는 “ 임 ” 은 방위의 “ 북 ”, 계절의 “ 겨울 ”, 오행 중 “ 물 ” 을 의미해서 , 강인한 생명력이니 뭐 이런 것 보단 , 만물이 숨죽여 때를 기다리는 것을 뜻할 때가 많으며 , 십이지 중 용은 파괴 또는 멸망을 자주 뜻하므로 , (어디 설화나 뭐 그런데에서 나오는 용이 아닌, 십이지중의 용) 기운의 측면으로만 보자면 최악이라고도   해석할 수도   있는데 , 무슨 “ 흑룡의 기운을 받아 활기찬 한해 ” 표현이 나오는지 … 굳이 얘기하자면 주식 따윈 거들떠도 보지 말고 , 은행에 빚진 거 있으면 얼른 갚고 , 건강 챙기고 조용히 운신하면서 내년을 기다립시다 , 하면 또 모를까 . 사실 위와 같은 말도 웃긴 것이 , 그래서 임진년엔 왜란이 왔네 이 지랄들 … ( 올해는 임진내란이라는 신문기사 1 면도 있더군 .) 그럼 병자호란 어쩔건데 ? 글자만 따라가자면 병은 붉은색 또는 황금색 ( 행운으로 치자면 최고

크리스마스 선물 - 오 헨리 (下)

드디어, 하편을 쓴다. 중편 쓸 때 "하편은 올해 마지막에나 쓸 수 있으려나?"하고 지껄인게 사실이 된 게 좀 웃긴다. 이 모든 것은 아들 덕이다. 사실 이 따위 잡설의 하편 따위 누가 보지도 않지만, 아픈 둘째 덕에 달아난 잠을 청하고 눕자니 뭔가 좀 아쉬워서. (中편은 올해 1월 posting을 보시던가, 말던가.) --- 손이 너무 시려워서 담배 피는 것도 망설여지는 추위인데 , 오늘은 어째 미순이가 좀 늦는다 . 망설이면서도 결국 피워 문 담배가 벌써 4 개째다 . 이젠 목도 칼칼해서 담배를 더 피우는 건 무리다 . 요 옆의 편의점에 따뜻한 뭐라도 사서 마실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 그러는 동안 미순이가 PC 방으로 쏙 들어가 버리면 … “ 자 선물 .” 하며 손에 통장을 들려 주곤 , 조금의 머뭇거림도 없이 멋있게 돌아서서 홀연히 사라지는 완벽한 미션을 수행하지 못할 까봐 그냥 PC 방 입구를 지키고 있다 . 평소보다 왜 늦는 지 전화로 물어볼 수도 있겠지만 , 아무래도 “ 서프라이즈 ” 가 더 폼 날 거 같아 그것도 꾹 참고 있다 . 저쪽 지하철 출입구 쪽에 낯익은 실루엣이 보인다 . 실루엣이 커질수록 이상하게 심장도 더 빨리 뛰는 것 같고 , 입안의 침도 점점 말라간다 . 가뜩이나 담배를 많이 펴서 목이 아팠는데 , 이젠 좀 괴롭기까지 하다 . 이제 얼굴이 확연히 들어오는 정도까지 가까이 왔다 . 그런데 , 뭔가 이상하다 . 얼굴은 내가 아는 미순이인데 , 분위기가 좀 다르다 . 자세히 보니 , 이 계집애 , 화장했다 . 키도 좀 커 보여서 뜯어보니 , 굽이 있는 구두도 신었다 . 자연스레 눈에 들어온 다리엔 평소 입는 바지가 없고 , 그 대신 꽤 두꺼운 스타킹에 무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