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enn Gould

2010.9.17

어쩌다 보니 달력과 날씨가 모두 가을입니다. 저녁과 아침엔 제법 선선해져서 어떤 때는 싸늘할 때도 있고요

고즈넉한 가을 , 풀벌레 울음소리에 뒤척이다, 오늘 옆 자리 애가 입고 온 쥐마켓스러운 자켓이 왠지 촌스러워 보이다가 갑자기 나도 그게 갖고 싶어지는 뷁스런 생각이나, 백만년 전에 헤어진 여친은 지금 뭐 할까 등등의 온갖 잡생각이 가득 들어서 잠자기 아쉬울 , 누운 자리 박차고 켜서 쥐마켓이나, 헤어진 여친 싸이를 뒤지는 것보다 있어 보이게 밤을 넘기는 방법은












< 헤어진 애인 싸이 뒤지려고 컴이 아니라구…>


골드버그 변주곡 (Goldberg Variation) 듣는 것입니다. 흠흠물론 반은 농담입니다.
(들어보실 분은 http://www.youtube.com/watch?v=Gv94m_S3QDo 링크 참조 하시고요…)
양들의 침묵 한니발 렉터가지가 좋아하는 노래 꼽아서 유명해지기도 곡이죠.


심한 불면증에 시달리던 러시아의 대사 카이저링 백작이 뛰어난 피아니스트였던 골드버그에게 자장가를 작곡해서 연주해 달라고 합니다.
당시 무려 14세였던 골드버그는 미취학 아동 노동 착취를 거부하고 바흐(생각하시는 요한 세바스찬 바흐 맞습니다.)에게 의뢰를 하는데, 일전에 자신의 뒤를 봐준 적이 있던 카이저링 백작과의 관계 때문에 바흐는 울며 겨자 먹기로 30 개의 변주곡 (정확히는 1개의 아리아와 30개의 변주곡) 작곡합니다. 변주곡을 듣고 과연 카이저링이 잠에 수 있었는 지는 알려지지 않았는데, 그도 그럴 것이 바흐가 붙힌 원제가 <2 건반이 딸린 클라비어 쳄발로를 위한 갖가지 변주>, 그냥 생각나는 대로 만든 곡이기 때문이죠.
(위의 이야기는 어디 가서 말씀하시면 다치실 있습니다. Johann Nikolaus Forkel 바흐의 전기에 나오는 내용이긴 한데, 후대 학자들은 거의 뻥으로 취급하고 있거든요…)


후에 골드버그 변주곡은 슈바이처 박사로부터(생각하시는 슈바이처 박사 맞습니다. 아프리카에서 의료 봉사를 하시긴 전부터 뛰어난 피아니스트 할배였죠.) 고전 음악 최고의 현대감각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는데, 골드버크 변주곡에 완벽한 해석(?) 더한 사람이 Glenn Gould 입니다. ( 멀리 돌아서 드디어 제목이 나왔습니다. .)

피아노계의 기인, 억지스럽게 갖다 붙이자면 음악계의 이외수인 Glenn Gould 자신의 곡을 절대리바이벌” (re-recording 정확한 말입니다.)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지만, 초연했을 1955년과 자신의 말년인 1980년대를 스스로 비교할 , 피아노 기법에서 많은 발전이 있었기 때문에 다시 녹음할 것을 결정하는데, 선택한 곡이 골드버그 변주곡입니다. (처음 링크해 드린 동영상이 사망 전에 녹음한 골드버그 변주곡 입니다.)

1932년에 토론토에서 태어나서 50 사시고 돌아가신 피아노의 마왕은 대인기피 을 가진 사회 부적합자였습니다만, 그의 연주만큼은 훌륭하다는 찬사가 무색할 만큼 뛰어납니다. 땀으로 범벅된 머리가 건반에 묻힐 정도로 허리를 구부리고, (중년 이후엔 머리가 많이 빠지신 탓인지 베레모를 애용하시죠) 손가락으로 연주하는 모습은 그냥 피아노 대마왕으로 보입니다.













<젊었을 때는 나름 꽃남이었하체만 보이는 지휘자는 번스타인임.>

(링크를 주소창에 넣고 enter 하시면 연주 장면을 보실 있습니다.)

특히 아저씨가 연주하면서 입으로 음을 따라 부르는 것으로 유명한데 ( 링크의 동영상에서도 확인하실 있습니다.) 이는 다른 연주자에게 방해를 있고, 특히 녹음 시에 연주음 외에 잡음이 들어가므로 금기 되는 사항입니다만 마왕에게 그런 전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거의 모든 콘서트에서 허밍으로자기 반주 따로 넣다 보니 글렌 굴드의 레코드에서 허밍음은 그냥 자연스러운 추임새처럼 여겨지고, 없으면 허전하기까지 합니다.


글렌 굴드에 대한 재밌는 다른 이야기는 나중에 하기로 하더라도, 서늘한 밤에 피아노곡으로 도망가는 잠을 붙들어 두시는 것은 어떠실지, 살짝 권해 드립니다. (30 개의 변주곡을 모두 들으실 분은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중엔 오던 잠도 쫓는 것도 있으니 주의 하셔야…^^ 가급적이면 아리아 하나로 만족하시는 것도)



P.S 처음 링크해 드린 변주곡도 좋습니다만, 여건이 허락되신다면 캬라얀 혹은 번스타인과의 협연을 들어보시면 다른 느낌을 받으실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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