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1.
경복궁의 “경복”은 복을 누린다는 뜻이다.
왕의 집무실인 근정전은 “부지런히 일하는 곳”이라는 뜻이다.
두 가지를 같이 놓고 보면,
부지런히 일해야 복을 누린다라고도 할 수 있지만,
부지런히 일하는 것 자체가 곧 복을 누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두 가지 중 어떤 것이 맞던 간에,
난 이제 그런 것들이 지겹다.
2.
첫째 아들이, “그래서”와 “그런데”를 구분해서 사용한다.
4살인데, 장하다.
4살씩이나 먹고 아직 대소변을 잘 못 가려......도 괜찮다.
4살씩이나 먹고 아직 대소변을 잘 못 가려......도 괜찮다.
3.
미야베 미유키의 책을 세 권째 읽고 있다.
아직 세 권을 다 읽지 못했지만,
내 인생에 세 권이면 충분할 것 같다.
죽은 사람을 싣고 나르는 불의 마차는,
내 머리에서 이 소설가를 태워서 멀리 사라져 버렸다.
4.
같이 일하고 있는, 혹은 같이 일했던 직장 동료들을 너무 아끼는 나머지,
그들을 객관적으로 보는 시각을 잃어 버렸다.
누구든 나에게 “걔네들 어때?”라고 물으면, 어떤 칭찬을 해야 할 지
한참 말을 고르다가, “미안, 내 평가는 공정하지 않을 거 같아.”
라고 말해 버리곤 한다.
나와 같은 소속으로 묶여 있고, 같은 goal을 공유하지만,
무슨 일을 하고 있는 지 나에겐 비밀인 분들의 나에 대한 시각은,
점점 객관화 되어 가고 있다.
누군가 그들에게 “그 새끼 요즘 어때?”라고 물으면,
살짝 고민 후에, “싸가지 없어.”라고 말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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