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술을 소개 합니다. (3)


재작년에 썼던 여름 술에 대한  posting은 지금 보면 부끄러운 점이 "아주" 많습니다만, 해당 posting을 수정하거나 하지는 않고 그냥 부끄러운 과거로 두겠습니다. -_- 어떤 점에서 오류가 있는 지를 굳이 따로 얘기하진 않겠지만, 앞으로의 술에 관련한 posting에서 중복된 내용이 나올 때에는 Most updated version을 참고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진지한 마음을 궁서체에 담고 싶었습니다만, Blogger에서는 한글 폰트를 지원해 주지 않는군요.




Boston Cooler

오랜 전통과 넓은 fan 층을 자랑하는 술이나, contest에서 입상한 cocktail이 아니고서야, 셀 수 없이 많은 bartender들이 만들어내는 모든 cocktail의 이름과 술의 유래를 알아내는 일은 귀찮고도 쓸모없는 일이다. (그저 열심히 먹다보면 바의 옆자리에서 술의 이름과 유래에 대해 재미난 썰을 풀어주는 수염 긴 도인을 만날 일이 있을테니 그 때 재밌게 들어주시면 되겠다.)
지금 소개하려는 Boston Cooler도 그 이름의 유래를 알기가 참 모호한 술인데...

Standard 혹은 Lounge Bar에서 서빙하는 Boston Cooler는 대게 아래의 그림과 같은 술이다.


(하...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2 oz의 White Rum, 약간의 시럽이나 sugar powder, Lemon Juice 눈꼽만큼을 얼음을 가득 채운 Highball glass에 담고, 소다워터나 진저에일로 풀업, 기포가 살짝 살아날 정도로 stir, 레몬이나 라임 가니쉬로 서빙. 소개에 앞서 푼 썰처럼, 왜 보스턴 쿨러라고 부르는 지는 잘 모르겠다. (나만 모르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만.)

간단하지만, 여름에 먹기에 참 시원하고, 달콤하게 맛나고, 낮에 먹어도 부담 없고, 살짝 활기도 돋우면서도, 나처럼 술 좋아 하는 사람은 시럽이나 설탕은 포기하고 Rum의 양을 두배로 해서 먹어도 맛있기만 한 이 칵테일은 재미있게도, 아래의 음료와 이름을 같이 한다. 




(어후... 보기만 해도... 달다.)

Beer Glass에 Vernors라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brand의 Ginger soda를 채우고, 그 위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얹으면 끝.  Ice-cream soda의 대표선수인 이 놈의 이름도 Boston Cooler.

알콜은 한 방울도 들어가지 않아 칵테일이라고 하기 좀 뭐한 이 놈은, (좀 전의 소개한  Boston Cooler가 왜 그렇게 부르는 지 출처가 모호한 반면에), 출생지가 Detroit인 것이 확실하면서도 왜 Boston Cooler라고 부르는 지는 아무도 모르는, 암튼 재밌는 음료다.  (Detroit에 있는 Boston BLVD.에서 이 음료를 팔기 시작되었다는 설도 있으나 충분히 무시 가능한 설이다.) 

공통점이라고는 소다수 밖에 없고 심지어 알콜도 들어가지 않지만, 이름은 같이 나눠 써야 하는 기이한(?)운명의 칵테일이긴 하지만, 뭐 어떤가. 맛만 있으면 되지.
혹시 미국에서 주문을 할 경우엔 Ice cream soda인지, Rum based cocktail인지만 먼저 물어보고 시키면, 원하는 것을 먹는데 실패할 걱정을 덜 수 있으니 참고 하시길.

한 가지... Boston Cooler 라는 대표선수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Cooler 계열(이런 말을 쓰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칵테일을 보드카나 럼에 설탕을 넣고 소다수 따위로 풀업하는 시원한 술로 생각하시는 분도 계시는 것 같더라.
다크 럼, 사과 브랜디에 코코넛 크림과 얼음을 shake하여 와인 잔에 내는 Caribbean Cooler나 라임 주스와 서던 컴포트를 믹스하고  파인애플 주스로 풀업하는 Honolulu Cooler 따위를 생각하면 꼭 그렇지만도 않으니, 평소 먹어보지 못했던 칵테일을 주문하기 전에 영 엉뚱한 맛을 보고 싶지 않다면 주문 할 때 이름만으로 넘겨 짚기 보다는, base가 되는 술과 풀업으로 사용되는 beverage를 물어보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Gin Fizz

위에서 소개한 Cooler가 들어가는 술과는 반대로, Fizz가 이름에 들어가는 술은 Family로 불러도 될 만큼의 일관성을 갖는다. Fizz라는 말이 최초로 발견되는 인쇄물이 무려 1887년까지 거슬러 올라가기도 할 정도로 역사가 깊은 술일 뿐만이 아니라, Tonic water가 발명되어 Gin and Tonic이 전 세계의 바를 씹어먹어버리기 전까지는 Alcoholic Soft drink의 대명사였기 때문에 Bartender가 새로운 술 이름에 Fizz를 붙이기 위해서는 일관성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감히 추측하는 바다.

Fizz란 말은 고유한 의미를 지닌 일반 명사로 사전상 정의로는 1) 음료에 들어있는 가스의 버블, 혹은 그것이 내는 소리 2) (영국 속어) 샴페인 이다. 그렇다면, Bartender가 술에 Fizz를 붙이기 위해서 취해야 할 일관성이 뭘 지 추측해 볼 때 쉽게 답이 나온다.

탄산!!   정답.  영어로는 Carbonated water.

(하...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2)


Gin 2 oz에 레몬 주스, sugar powder 한 스푼을 각얼음이 담긴 highball glass에 넣고, 탄산수로 풀업. 기포에 주의하여 살짝 저어서 서빙. 위의 Boston Cooler에 Rum이 쓰이는 것만 빼면 전체적인 recipe가 비슷하나 맛은 조금 더 단순하고 시원하다.

복잡하고 미묘한 맛을 즐기기 보다는 상쾌하고 시원한 맛을 주된 목적으로 먹는 지라 Gin도 다채로운 향을 내는 브랜드들 보다는, 깔끔하며 단순하고 선 굵은 맛의 Gordon's나 Beefeater가 더 선호된다. (Gordon's나 Beefeater가 다른 Gin들에 비해 값이 싸서 그런게 절대 아니...라고 말할 수만은 없다. -_-;;)

전체적인 맛이야 진토닉과 거의 흡사하지만, 토닉 워터 안에 있는 말라리아 약(키니네라고 해봐야 알 사람도 별로 없으니 그냥 넘어가자.)의 알싸한 맛을 빼고, 쌉사름한 라임도 빼고 그냥 달고,시고,차게 먹는, Old recipe의 시원함을 한 번 느껴 보시길.


사족 : 처음 이 술을 먹었을 때 머리 속에 떠 올랐던 이미지는, 웃기게도 랜디 존슨이었는데, 2미터도 넘는 아저씨가 40넘은 나이에도 뻣뻣한 폼으로 150에 가까운 직구를 시원시원하게 뿌리는 게 왠지 오래된 recipe로 상큼한 맛을 주는 술의 이미지와 겹쳐서... 라고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었으나 개드립도 정도껏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냥 여기에만...




Sour(s)

Base가 되는 술과, 레몬 혹은 라임 주스와, 코엥트로던 그레나딘 시럽이던 파인 애플 주스던 간에 암튼 일종의 sweetener를 동량으로 섞어서 예쁜 cocktail glass에 담아 (저쪽  신사분이 주문하신 겁니다 하며,) serving하는 구식 recipe를 얘기... 하고자 함이 아니다.

여기서 얘기하는 Sour는 일본 발음으로 사와 (뭘 사와?)라는 매우 간단한 일본식 여름 술 recipe 이다. 사실 "뭘 이런 걸 소개하고 그래..."라고 해도 할 말 없는 일본의 대중 음료이자 술, 바로 그거다.
Lemon Sour라고 써 놓고 레몬 사와라고 읽어줘야 하는 건 참 거시기 하다만, 적당히 잘 만들면 집에서도 쉽고 간단하고 맛있게, 취기를 얻을 수 있는 recipe 되겠다.


(웹에서 긁어 온 image인데... 뭐 비슷하게 생겼다.)

레몬 주스 + 일본 소주 (한국 소주도 관계 없다.) + 탄산수를 얼음이 담긴 highball glass에 담아 serving. 아~ 간단하다.

일본식 요리를 파는 곳이면 어디든 파는 이 술은, 그냥 달고 시원한 레몬 소주에 톡쏘는 맛을 위해 탄산수를 섞었다고 보면 틀리지 않고, 그러다 보니 매콤한 꼬치 요리나 문어 요리 따위의 일본 안주와 궁합이 좋은 편이다. (매운 닭발에 쿨피스 생각나는 사람 없는가?) 밥이 나오기 전에 입맛을 돋우고 허기를 잊기 위한 식전주로 먹어도 되고, 느끼한 음식을 먹을 때 느끼한 기운을 가시게 할 때도 괜찮기도 하면서도, 가격 또한 (대부분은) 착해서 여러 잔 시켜서 여러 모로 써 먹을 수도 있다.

(식상할 정도로) 너무 대중적이다보니 산토리 같은 곳에서 캔으로된 제품이 소비자용으로 나오기도 하고, 또한 대부분의 주점에서는 공장에서 미리 조제된 레몬 사와 깡통에서 조금 덜어내어 얼음과 물을 타서 팔고 있기도 하니 참고 하시길. 괜찮은 일식 주점에서는 깡통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직접 만들어서 자기 가게 만의 고유의 맛을 자랑한다고들 하는데, 뭐 거기서 거기이니...

사와는 틀림 없이 Sour라는 신 맛을 내는 칵테일에서 온 말이긴 하지만, 일본에서 변형되어 발전(?)된 사와에는 신 맛과 큰 관계없이 "음식과 같이 먹는 묽힌 술"로 변형된 case도 있으니 주의 하시면 되겠다. 굳이 예를 들자면 미나리 사와 (그냥 미나리와 소주와 맹물의 조합체.)나 우롱 사와 (소주나 위스키를 넣고 패기있게 우롱차를 땋!) 등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와와 같이, 안주와 술이 잘 어울리는 조합에 관한 이야기는 몇 달 뒤 겨울 술 이야기에서 한 번 해 보기로 하고... 이번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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